📚 ⌜칵테일, 러브, 좀비⌟는 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 ⌜초대⌟
주인공 채원이 어린 시절 억지로 회를 먹은 후 17년째 목에 가시가 걸린 듯이 괴로워하는 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먹기 싫은 회를 어른 들의 강요로 먹거나, 남자친구에게 맞추며 자존감을 잃는 등 다른 사람에게 맞춰 주며 불편하고 힘든 마음을 가시가 걸린 괴로움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2. ⌜습지의 사랑⌟
하천의 물귀신 '물'과 숲의 숲귀신 '숲'의 섬뜩하고 이상하다 느껴질 수 있는 우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소설에서는 '물'과 '숲'으로 표현했지만 사람들의 폐쇄적인 시선 속에 괴로워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이 두 존재는 결국 서로를 위하여 함께 사라진다.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 생각나는 글이었다.
3. ⌜칵테일, 러브, 좀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버지를 두고, 모녀는 위험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고집스럽던 앚버지가 '쓸 수 없는 존재'가 되자 결국 어머니가 직접 총을 쏘며 비극을 마무리한다.
4.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과거에 일어난 가정 폭력과 스토킹 사건을 연쇄적으로 그린다. 등장인물들은 시간을 되돌릴 기회를 얻지만,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며 비극적인 선택에 직면한다.
전체적으로 잔혹함 속의 다정함과 홀대받는 감정이 드러나는 책이었다.
폭력과 죽음이 난무하지만, 그 안에서도 이해와 연민, 용서가 묘사되고
고통, 분노, 두려움 등 말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생생히 전달한다.
이를 호러 장르로 써냈다는 것이 새로웠고 흥미로웠다.
이 4개의 소설 중 제목을 갖게 된, ⌜칵테일, 러브, 좀비⌟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려 한다.
⌜칵테일, 러브, 좀비⌟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장난스러운 공포물일 거라 생각했다.
칵테일, 사랑, 좀비라니. 이 조합은 마치 연애하다 좀비가 된 커플이 바에서 싸우는 단편 같았다.
그러나 책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그날, 엄마는 아빠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 좀비보다 무서운 건 '감정이 남은 좀비'
책 속에서 아버지는 좀비가 된다.
하지만 가족은 단순히 '좀비가 되었으니 제거해야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향한 애정, 분노, 연민, 지긋지긋함이 뒤섞인 감정이 남아 있기에 더 괴롭다.
모녀는 죽이기 전까지,
그가 들었던 말과 했던 행동, 가족으로서 얼마나 고통을 줬는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결국, 어머니는 총을 쥔 손으로 말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 칵테일처럼 섞인 감정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이번에 읽으며 강하게 느낀 점은 감정을 조용하고 담담하지만 날카롭게 쓴다는 것이다.
어디서 본 듯한 가족. 어디선가 들어본 폭력. 내가 겪지 않았지만 낯설지 않은 감정.
이런 것들을 부드럽지만 강렬하게 작품에 녹여 냈다고 생각한다.
좀비가 되었다는 건,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다.
하지만, 진짜로 인간이 아니게 된 걸까 ?
감정은, 기억은, 죄책감은, 모두 사라지는 걸까?
⌜칵테일, 러브, 좀비⌟는 그런 질문을
아주 조용하고 냉정하게, 그리고 슬프게 던진다.
🌿 함수 그래프는 직선일 수 있지만, 관계는 아니다.
모든 관계는 직선이 아니다. S자 곡선, 단속 곡선, 아니 어쩌면 점선일지도 모른다.
함수는 x에 따라 y가 변한다. 정확하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은 함수가 아니다. 감정은 종종 x에 반응하지 않고, z도 아닌 무언가에 튕기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그래프가 끊긴 지점에도 감정은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수업 중에 학생이 실수했을 때
정답보다 '왜 그랬을까'를 먼저 묻고 싶어진다.
🌿 삶은 방정식이 아니며, 감정은 해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좀비와 총, 죽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 있는 건 인간의 깊고 깊은 감정, 그리고 정답 없는 해법을 마주하는 용기였다.
'취미는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생의 공식은 풀리지 않는다 | 급류 | 정대건 (0) | 2025.07.08 |
|---|---|
| 그들은 아직, 내 집합 속에 있다.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4) | 2025.07.02 |
| 잊었다고 생각했던 여름, 수렴하지 않은 감정 | 두고 온 여름 | 성해나 (1) | 2025.06.26 |
| ⌜아무튼, 술⌟ 독서감상문 | 책 추천 📚⭐️ (4) | 2024.09.13 |
| ⌜가녀장의 시대⌟ 독서감상문 | 책 추천 📚⭐️ (1) | 2024.09.08 |